네덜란드어 도입 표현 er: 사람이 있고 일이 생길 때
Er (Inleidend)
이 글은 Settemila Lingue의 네덜란드어 문법 트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핵심 요약
네덜란드어에서 ‘문제가 하나 있다’, ‘사람이 많이 있다’처럼 새로운 대상을 소개할 때는 er + 동사 + 소개할 대상을 기본 틀로 삼습니다. *Er is een probleem.*은 ‘문제가 하나 있어요’, *Er zijn veel mensen.*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라는 뜻입니다. er 자체가 단수나 복수를 결정하지 않으며, 뒤에 나오는 대상이 하나면 is, 여럿이면 zijn을 씁니다. 질문에서는 *Is er iemand thuis?*처럼 동사를 앞으로 보냅니다.
개요: 한국어의 ‘있다’를 어떻게 옮길까?
‘문 앞에 사람이 있어요’라고 말할 때 한국어에서는 ‘문 앞에’라는 장소부터 꺼내도 자연스럽고, ‘사람이’라는 말부터 시작해도 자연스럽습니다. 네덜란드어에서도 여러 어순이 가능하지만, 아직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나 처음 이야기하는 사물을 소개할 때 er가 자주 등장합니다. 여기서 er는 ‘그 사람’처럼 누군가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듣는 사람에게 새 대상을 알려 줄 수 있도록 문장을 여는 역할을 합니다.
이 용법을 도입의 er라고 부릅니다. *Er is een probleem.*에서 een probleem은 ‘문제 하나’이고, 문법적으로는 주어, 곧 무엇이 존재하거나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er가 앞에 있다고 해서 er를 실제 인물이나 사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어 번역에서는 er에 해당하는 말을 따로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A1 단계에서는 er is와 er zijn을 먼저 익히면 됩니다. 그다음 ‘사람이 문 앞에 서 있다’, ‘책이 탁자 위에 놓여 있다’처럼 다른 동사를 쓰는 문장으로 넓혀 보세요. 아래의 기본 규칙을 익힌 뒤, 마지막 심화 부분에서 생략과 다른 er 용법을 구별하면 학습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문장 구성과 기본 규칙
1. er 뒤에 새로운 대상을 놓습니다
먼저 세 부분을 구별해 보세요.
- er: 새 대상을 소개하며 문장을 시작합니다.
- 동사: 존재나 상태, 움직임 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is는 ‘있다’, staat는 ‘서 있다’에 해당합니다.
- 실제 주어: 무엇이 있는지를 알려 주는 말입니다. een probleem은 ‘문제 하나’, veel mensen는 ‘많은 사람들’입니다.
Er is een probleem. — 문제가 하나 있어요.
이 문장은 이미 이야기하던 문제의 위치를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새로 꺼냅니다. er는 이처럼 ‘무엇이 있다’, ‘무슨 일이 생겼다’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시하게 해 줍니다.
| 네덜란드어 문장 | 한국어 뜻 | 구성 |
|---|---|---|
| Er is een probleem. | 문제가 하나 있어요. | 도입 표현 + 단수 동사 + 새 대상 |
| Er zijn veel mensen. | 사람이 많이 있어요. | 도입 표현 + 복수 동사 + 새 대상 |
| Er staat een man bij de deur. | 문 옆에 남자가 한 명 서 있어요. | 도입 표현 +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 + 새 대상 + 장소 |
한국어의 ‘문제가’에 있는 ‘가’와 er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한국어 조사는 대상 뒤에 붙지만, er는 따로 떨어진 단어이며 문장 안에서 위치도 바뀝니다.
2. 단수와 복수는 er가 아니라 뒤의 대상에 맞춥니다
단수는 하나, 복수는 둘 이상을 뜻합니다. zijn은 ‘이다·있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의 기본형, 곧 사전에서 찾는 형태입니다. 현재의 상태를 말할 때 뒤의 대상이 하나면 is, 여럿이면 zijn을 씁니다.
| 네덜란드어 | 한국어 | 동사를 고르는 기준 |
|---|---|---|
| Er is een stoel vrij. | 빈 의자가 하나 있어요. | 의자 하나이므로 단수 |
| Er zijn twee stoelen vrij. | 빈 의자가 두 개 있어요. | 의자 두 개이므로 복수 |
| Er is water in de fles. | 병에 물이 있어요. | 물을 셀 수 없는 양으로 말하므로 단수 |
| Er zijn veel vragen. | 질문이 많이 있어요. | 질문 여러 개이므로 복수 |
한국어에서는 ‘의자가 있어요’와 ‘의자 두 개가 있어요’의 ‘있어요’가 같습니다. 네덜란드어에서는 이 차이가 동사에 드러납니다. 따라서 er만 보고 동사를 정하지 말고, 뒤에서 무엇이 있다고 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veel은 ‘많은’이라는 뜻이지만 항상 복수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Er is veel water.*는 ‘물이 많이 있어요’, *Er zijn veel mensen.*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입니다. 물은 여기서 한 덩어리의 양으로 다루고, 사람들은 여럿으로 다룹니다.
3. 어떤 대상을 소개할 때 쓸까요?
기본적으로 er 뒤에는 불특정한 대상, 곧 듣는 사람이 아직 어느 것인지 특정하지 않은 대상이 옵니다. 명사, 즉 사람·사물·개념의 이름을 나타내는 말 앞에 붙는 짧은 말도 단서가 됩니다. 예를 들어 een은 ‘어떤 하나의’라는 뜻을 나타내는 관사입니다. 관사는 명사 앞에서 그 대상을 어떻게 가리키는지 알려 주는 말입니다.
| 네덜란드어 | 한국어 | 소개하는 대상 |
|---|---|---|
| Er is een winkel in deze straat. | 이 거리에 가게가 하나 있어요. | 아직 특정하지 않은 가게 |
| Er zijn drie studenten in de kamer. | 방에 학생이 세 명 있어요. | 수로 소개하는 사람들 |
| Er is koffie. | 커피가 있어요. | 마실 수 있는 커피 |
| Er is iemand aan de telefoon. | 누군가 전화했어요. |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사람 |
| Er is niemand thuis. | 집에 아무도 없어요. | 사람의 존재를 부정함 |
반대로 ‘그 가게’, ‘내 자전거’, ‘안나’처럼 대상을 이미 특정했다면 보통 그 대상을 주어로 바로 말합니다.
- Er staat een fiets voor het huis. — 집 앞에 자전거가 한 대 세워져 있어요.
- Mijn fiets staat voor het huis. — 내 자전거는 집 앞에 세워져 있어요.
두 번째 문장은 어떤 자전거가 존재한다는 소개보다, 내 자전거가 어디 있는지에 초점이 있습니다. 한국어에서도 ‘자전거가 한 대 있어요’와 ‘내 자전거는 거기 있어요’가 다른 상황에 어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한국어의 ‘은/는’과 ‘이/가’를 네덜란드어 표현에 일대일로 대응시키지는 마세요.
4. ‘있다’를 언제나 is나 zijn으로 말하지는 않습니다
네덜란드어는 사물이 어떤 자세로 놓여 있는지도 자주 표현합니다. staan은 ‘서 있다’, liggen은 ‘누워 있다·놓여 있다’, zitten은 ‘앉아 있다·안에 들어 있다’라는 기본 뜻을 가집니다. 이 동사들도 er와 함께 쓸 수 있습니다.
- Er staat een man bij de deur. — 문 옆에 남자가 한 명 서 있어요.
- Er liggen twee boeken op tafel. — 탁자 위에 책이 두 권 놓여 있어요.
- Er zit een kat onder de stoel. — 의자 아래에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어요.
동사도 대상 수에 맞춰 바뀝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면 staat, 여러 사람이면 staan입니다. 사물마다 어떤 동사가 자연스러운지는 차차 익히면 됩니다. 처음에는 er가 is와 zijn에만 붙는 고정 표현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움직임을 말할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Er komt een bus.*는 ‘버스가 한 대 와요’입니다. 아직 이야기하지 않았던 버스가 장면에 새로 등장합니다.
5. 질문에서는 동사가 er 앞에 옵니다
예·아니요로 답하는 질문에서는 동사를 맨 앞으로 옮깁니다. er를 없애거나 문장 끝으로 보내지 않습니다.
- Er is iemand thuis. — 집에 누군가 있어요.
- Is er iemand thuis? — 집에 누구 있어요?
- Er zijn nog plaatsen vrij. — 아직 빈자리가 있어요.
- Zijn er nog plaatsen vrij? — 아직 빈자리가 있나요?
Hoeveel은 ‘얼마나 많은·몇’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으로 수를 물을 때는 다음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Hoeveel mensen zijn er? — 사람이 몇 명 있나요?
질문에서도 여러 사람을 묻기 때문에 zijn을 씁니다. 한국어 질문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고 해서 네덜란드어의 동사 위치까지 그대로 두면 안 됩니다.
6. 없다고 할 때도 er를 씁니다
‘아무도 없다’도 어떤 장소나 상황에 사람이 존재하는지를 말하는 문장입니다. 따라서 부정한다고 해서 er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 Er is geen probleem. — 문제가 없어요.
- Er zijn geen vrije kamers. — 빈방이 없어요.
- Er is niemand thuis. — 집에 아무도 없어요.
- Er is niets in de doos. — 상자 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geen은 ‘하나의 문제’, ‘빈방들’처럼 불특정한 명사 표현을 부정할 때 쓰는 말입니다. niemand는 ‘아무도’, niets는 ‘아무것도’에 해당하며, 보통 단수 동사와 함께 씁니다. ‘문제가 없다’는 기본 표현을 만들 때는 niet een probleem보다 geen probleem을 익혀 두세요. 특별히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고 대조하는 경우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상황 속 예문
다음 예문에서는 한국어 문장에 er의 번역을 억지로 넣지 않았습니다. 먼저 전체 상황을 이해한 뒤, 네덜란드어에서 새 대상이 어디에 놓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 네덜란드어 | 한국어 | 살펴볼 점 |
|---|---|---|
| Er is een probleem. | 문제가 하나 있어요. | 문제를 처음 꺼냄 |
| Er zijn veel mensen. | 사람이 많이 있어요. | 여러 사람이므로 복수 동사 |
| Er staat een man bij de deur. | 문 옆에 남자가 한 명 서 있어요. | 존재와 서 있는 상태를 함께 표현 |
| Is er iemand thuis? | 집에 누구 있어요? | 동사가 먼저 오는 질문 |
| Er is nog soep in de pan. | 냄비에 수프가 아직 있어요. | 셀 수 없는 음식은 단수로 취급 |
| Er zijn twee supermarkten in de buurt. | 근처에 슈퍼마켓이 두 곳 있어요. | 수를 넣어 새 장소를 소개 |
| Er ligt een brief op de mat. | 현관 매트 위에 편지가 한 통 놓여 있어요. | 놓인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 |
| Er zitten drie kinderen op de bank. | 소파에 아이 셋이 앉아 있어요. | 여러 아이이므로 복수 동사 |
| Er komt straks een monteur. | 조금 있다가 수리 기사가 와요. | 새로 올 사람을 소개 |
| Zijn er nog vragen? | 더 질문 있나요? | 수업이나 회의에서 쓰는 질문 |
| Er zijn geen schone glazen. | 깨끗한 잔이 없어요. | 복수 대상의 존재를 부정 |
| Er is niemand bij de receptie. | 안내 데스크에 아무도 없어요. | 사람의 부재를 표현 |
| Morgen is er een vergadering. | 내일 회의가 있어요. | 시간을 앞에 놓은 문장 |
| In deze straat is er een bakker. | 이 거리에 빵집이 하나 있어요. | 장소를 앞에 놓아도 도입의 er 사용 가능 |
nog는 상황에 따라 ‘아직’, ‘더’로 옮길 수 있습니다. *Er is nog soep.*는 수프가 남아 있다는 말이고, *Zijn er nog vragen?*는 추가 질문이 있는지 묻는 말입니다. 이런 짧은 표현을 er 문장과 통째로 익히면 실제 대화에서 바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1. 복수 대상인데 is를 쓰기
- 잘못된 문장: Er is twee mensen.
- 바른 문장: Er zijn twee mensen. — 사람이 두 명 있어요.
- 이유: er는 수를 정하지 않습니다. twee mensen가 여러 사람이므로 동사도 복수형이어야 합니다. 한국어 ‘있다’의 형태가 변하지 않는 습관을 그대로 적용하지 마세요.
2. 평서문 어순에 물음표만 붙이기
- 기본 질문으로는 부적절한 문장: Er is iemand thuis?
- 바른 기본 질문: Is er iemand thuis? — 집에 누구 있어요?
- 이유: 일반적인 예·아니요 질문에서는 동사를 맨 앞으로 보냅니다. 상대 말을 되묻거나 놀라서 확인하는 대화에서는 평서문 어순에 질문 억양을 붙일 수도 있지만, 처음 질문을 만들 때 쓸 기본형은 아닙니다.
3. 시간을 앞에 놓고도 er is 순서를 유지하기
- 잘못된 문장: Morgen er is een vergadering.
- 바른 문장: Morgen is er een vergadering. — 내일 회의가 있어요.
- 이유: 네덜란드어의 일반적인 독립 문장에서는 활용된 동사, 즉 현재 문장에 맞게 형태가 정해진 동사가 두 번째 자리에 옵니다. ‘두 번째 자리’는 두 번째 단어라는 뜻이 아닙니다.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 여러 개가 한 덩어리로 첫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습니다.
4. ‘문제가 없다’를 niet로만 만들기
- 잘못된 기본 표현: Er is niet probleem.
- 바른 문장: Er is geen probleem. — 문제가 없어요.
- 이유: 불특정한 명사 ‘문제’를 부정할 때는 geen을 씁니다. niet가 한국어 ‘안’이나 ‘않다’처럼 모든 부정 상황에 그대로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5. er가 항상 ‘거기’를 뜻한다고 생각하기
- 피해야 할 해석: *Er is een probleem.*을 ‘거기에 문제가 하나 있어요’로만 이해하기
- 기본 해석: Er is een probleem. — 문제가 하나 있어요.
- 이유: 도입의 er 자체는 구체적인 장소를 지정하지 않습니다. 실제 장소를 강조하려면 daar ‘거기’를 쓸 수 있습니다. *Daar is een probleem.*은 맥락에 따라 ‘거기에 문제가 있어요’라는 뜻입니다. 원문에 없는 장소를 한국어 번역에 덧붙이지 않는 연습도 중요합니다.
실제 사용에서 알아둘 점
장소를 앞에 놓으면 er가 없는 문장도 만납니다
두 문장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 In de tuin staat een boom. — 정원에 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 In de tuin staat er een boom. — 정원에 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In de tuin ‘정원에’처럼 장소를 먼저 제시하면 문장이 이미 하나의 장면을 마련하므로 er가 없어도 새로운 대상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상이 불특정하면 반드시 er가 있어야 한다’는 규칙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장소가 앞에 있는지, 문장이 어떤 정보를 강조하는지에 따라 er의 유무가 달라집니다.
반면 시간을 앞세운 Morgen is er een vergadering. ‘내일 회의가 있어요’는 처음 배울 때 그대로 익히기 좋은 기본형입니다. ‘문장 앞에 다른 말이 있으면 er를 모두 지운다’고 일반화하지 마세요. er 생략은 단순한 자리 바꾸기 규칙이 아닙니다.
회화와 글에서 모두 사용합니다
도입의 er는 일상 대화에만 쓰는 가벼운 표현이 아닙니다. 안내문이나 업무 연락에서도 Er zijn nog plaatsen beschikbaar. ‘아직 자리가 남아 있습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의 높임 정도는 대화 상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er 자체에 존댓말이나 반말의 구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화에서는 er를 대체로 짧고 약하게 발음합니다. 그래서 듣기에서 놓치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er만 또렷하게 떼어 발음하기보다 er is, is er, er zijn을 작은 말 덩어리로 듣고 따라 하세요. 글에서는 기본 철자인 er를 쓰면 됩니다.
새로 소개한 뒤에는 같은 대상을 다시 부를 수 있습니다
Er staat een man bij de deur. De man heeft een pakket. — 문 옆에 남자가 한 명 서 있어요. 그 남자는 소포를 가지고 있어요.
첫 문장에서 een man으로 새 사람을 소개하고, 다음 문장에서는 de man ‘그 남자’라고 이어 갑니다. de는 듣는 사람이 어느 대상을 말하는지 알아볼 수 있을 때 사용하는 관사 중 하나입니다. er를 모든 문장에 반복하는 대신, 새 대상 소개 → 그 대상에 대한 추가 설명이라는 흐름을 익혀 보세요.
심화: 기본 규칙을 넘어서
이 부분은 A1 단계에서 당장 모두 만들어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읽기와 듣기에서 마주쳤을 때, 앞에서 배운 기본형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만 알아두면 충분합니다.
1. ‘불특정한 대상’은 문법 형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불특정한 명사는 흔히 er 뒤에 오지만, 그 명사가 있다고 해서 er가 무조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 Er spelen kinderen buiten. — 밖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어요.
- Kinderen spelen graag buiten. — 아이들은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요.
첫 문장은 지금 눈앞의 장면에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 일반의 성향을 말합니다. 같은 kinderen ‘아이들’이라도 문장에서 맡는 정보 역할이 다릅니다.
반대로 이름이나 이미 특정한 대상도, 후보를 떠올리거나 목록을 제시하는 특수한 맥락에서는 er 뒤에 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와줄 사람이 없다고 고민할 때 *Er is altijd nog Anna.*는 ‘안나도 있잖아요’ 정도의 뜻입니다. 안나의 존재를 처음 알린다기보다, 고려할 만한 사람으로 제시하는 표현입니다. 이런 예외를 보고 ‘er 뒤에 아무 대상이나 넣어도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초급에서는 불특정한 새 대상을 소개하는 용법부터 안정적으로 익히세요.
2. 다른 문장 안에 들어가면 동사가 뒤로 갑니다
종속절은 다른 문장에 딸려 이유나 내용을 덧붙이는 작은 문장입니다. ‘왜냐하면’에 해당하는 omdat, ‘~라는 것’에 해당하는 dat 뒤에서는 동사가 뒤쪽으로 갑니다.
- Ik weet dat er een probleem is. —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요.
- We wachten omdat er nog iemand komt. — 아직 한 사람이 더 오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어요.
독립적으로 말하는 *Er is een probleem.*의 is가 첫 번째 예문에서는 끝으로 이동합니다. 도입의 er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절 전체의 어순 규칙이 바뀐 것입니다. 이 때문에 er + 동사를 늘 붙어 있어야 하는 한 단어처럼 외우지는 않는 편이 좋습니다.
3. 시제와 조동사가 바뀌어도 원리는 같습니다
시제는 일이 현재인지 과거인지 등을 나타내는 문법 방식입니다. 조동사는 가능성이나 필요성 등을 덧붙이는 동사입니다. 이런 요소가 들어가도 er는 새 대상이나 상황을 소개하는 역할을 유지합니다.
- Er was een probleem. —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 Er waren veel mensen. — 사람이 많이 있었어요.
- Er kan een probleem zijn. —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 Er moeten twee handtekeningen op het formulier staan. — 서식에 서명이 두 개 있어야 해요.
과거에서도 단수는 was, 복수는 waren으로 구별합니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서명이 두 개이므로 필요성을 나타내는 동사도 복수형 moeten을 씁니다. er가 문장 맨 앞에 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가 계속 중요합니다.
4. 다른 er 용법과 구별하세요
er는 모양이 같아도 역할이 여러 가지입니다. 번역 하나로 모든 문장을 해결하려 하면 오히려 혼란스럽습니다.
| 네덜란드어 | 한국어 | er의 역할 |
|---|---|---|
| Er zijn drie appels. | 사과가 세 개 있어요. | 새로운 대상의 존재를 소개 |
| Ik heb er drie. | 그것을 세 개 가지고 있어요. | 앞에서 말한 대상 중 수량을 나타냄 |
| Ik woon er. | 저는 거기에 살아요. | 앞에서 말한 장소를 가리킴 |
두 번째는 수량의 er, 세 번째는 장소의 er입니다. 첫 번째 문장에는 사과라는 실제 주어가 있지만, 두 번째에서는 ‘무엇을 세 개’인지 앞 문맥에서 알아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이미 나온 장소를 가리키므로 한국어로 ‘거기’가 잘 어울립니다.
서로 다른 er 용법이 한 문장에서 겹쳐 보일 때도 있습니다. *Er zijn er drie.*는 앞에서 이야기한 대상이 ‘세 개 있다’는 뜻입니다. 첫 er는 도입 역할을 하고, 두 번째 er는 무엇이 세 개인지를 앞 문맥과 이어 줍니다. 도입의 er를 한 문장에 무작정 두 번 넣은 오류가 아닙니다.
5.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수동태는 누가 행동하는지보다 그 행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나 영향을 받는 대상을 앞세우는 표현 방식입니다. 나중에는 다음처럼 사람이 직접 주어로 나오지 않는 문장도 만나게 됩니다.
Er wordt hier veel gefietst. — 여기서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요.
이 문장에서 er 뒤에는 een man 같은 실제 주어가 없습니다. 특정 사람을 소개하는 대신 ‘이곳에서 자전거 타기가 많이 이루어진다’는 활동 자체를 제시합니다. 따라서 도입의 er에 관한 ‘뒤에 새 주어를 놓는다’는 초급 규칙이 er의 모든 용법을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구조는 수동태와 함께 따로 익히면 됩니다.
연습 방법
- 주변 장면을 하나씩 소개해 보세요. 방이나 카페를 보고 ‘의자가 하나 있다’, ‘사람이 세 명 있다’, ‘물이 있다’를 말합니다. Er is een stoel. ‘의자가 하나 있어요’, Er zijn drie mensen. ‘사람이 세 명 있어요’, Er is water. ‘물이 있어요’처럼 셀 수 있는 대상과 셀 수 없는 대상을 섞어 보세요. 문장을 쓴 뒤 실제 주어에 밑줄을 긋고 동사가 맞는지 확인합니다.
- 한 문장을 질문과 부정으로 바꿔 보세요. Er is een probleem. ‘문제가 있어요’에서 Is er een probleem? ‘문제가 있나요?’, Er is geen probleem. ‘문제가 없어요’로 바꿉니다. 이어서 여러 문제를 말하는 형태도 만들어 보세요. 정답은 Er zijn problemen., Zijn er problemen?, *Er zijn geen problemen.*입니다. 뜻은 각각 ‘문제가 있어요’, ‘문제가 있나요?’, ‘문제가 없어요’이며, 네덜란드어에서는 문제가 여럿이라는 점이 형태에 드러납니다.
- 새 정보와 이어지는 설명을 두 문장으로 묶으세요. Er ligt een boek op tafel. Het boek is van mij. ‘탁자 위에 책이 한 권 있어요. 그 책은 제 거예요’처럼 연습합니다. 첫 문장에서는 새 대상을 소개하고, 다음 문장에서는 이미 알려진 대상을 직접 주어로 삼는 감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기본 확인 순서는 간단합니다. 무엇을 새로 소개하는가 → 하나인가 여럿인가 → 질문인가 → 맨 앞에 다른 표현이 있는가를 차례로 살펴보세요. er를 한국어의 특정 단어로 번역하는 것보다 이 순서로 문장을 조립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관련 개념
- 먼저 익힐 내용: zijn: ‘이다·있다’를 나타내는 동사 — is와 zijn을 비롯한 기본 형태를 익힐 수 있습니다.
- 다음 단계: 수량을 나타내는 er — 앞에서 말한 대상이 ‘몇 개’인지 말할 때 쓰는 er를 배웁니다.
- 비교해서 익힐 내용: 장소를 가리키는 er — ‘거기’로 옮길 수 있는 er와 이 글의 도입 표현을 구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