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

한국어 정도 표현: -(으)ㄹ 정도로, -(으)ㄹ 만큼, -게

정도 표현

이 글은 Settemila Lingue의 한국어 문법 트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핵심만 먼저

‘-(으)ㄹ 정도로’는 어떤 상태가 얼마나 강한지 구체적인 상황으로 보여 주고, ‘-(으)ㄹ 만큼’은 정도나 분량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울 정도로 슬펐어요’는 슬픔의 크기를, ‘먹을 만큼 먹었어요’는 먹은 양을 말합니다. ‘-게’는 ‘빠르게 걸어요’처럼 행동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나타내며, 그 자체가 반드시 ‘아주’라는 뜻을 더하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인 이해

‘아주 슬펐어요’라고 해도 뜻은 전해집니다. 하지만 ‘울 정도로 슬펐어요’라고 하면 듣는 사람은 그 슬픔을 더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음식을 준비했어요’에 ‘열 명이 먹을 만큼’을 더하면 준비한 양을 짐작할 수 있고, ‘걸어요’에 ‘빠르게’를 더하면 걷는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정도 표현은 이렇게 막연한 설명에 기준이나 모습을 더해 줍니다.

이 표현들은 중급 초반에 배우는 중요한 문장 확장 방법입니다. 유럽 공통 언어 기준의 중급 첫 단계에 해당하는 B1 수준에서는 우선 ‘얼마나?’, ‘얼마만큼?’, ‘어떻게?’라는 세 질문으로 나누어 익히면 좋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정도로’와 ‘만큼’의 쓰임이 겹치기도 하므로, 표현 하나에 뜻 하나만 대응시키려고 하지는 마세요.

한국어로 설명을 읽을 수 있어도 ‘참다 → 참을’, ‘듣다 → 들을’처럼 형태를 바꾸는 일은 따로 연습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먼저 기본 형태와 의미를 익히고, 뒤에서 시점에 따른 차이, 비교, 과장, 띄어쓰기를 살펴봅니다. 예문 옆의 ‘풀어 쓴 뜻’은 같은 한국어로 의미를 쉽게 설명한 것입니다.

형태와 의미 익히기

1. ‘-(으)ㄹ 정도로’: 상황을 기준으로 강도를 보여 주기

**‘앞의 상황이 생길 법할 정도로 + 뒤의 상태나 행동’**이라는 틀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 울 정도로 슬펐어요.
  •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 옆 사람의 말이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러웠어요.

첫 문장은 슬픔이 매우 컸다는 뜻입니다. ‘울 정도로’는 그 크기를 보여 주는 기준입니다. 둘째 문장에서는 손이 떨리는 모습을 기준으로 긴장의 강도를 나타냅니다. 셋째 문장에서는 소음 때문에 대화가 어려운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앞의 일이 반드시 실제로 일어났다고 확정하는 표현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울 정도로 슬펐어요’라고 해도 정말 울었는지는 문맥을 더 들어야 합니다. 실제 결과를 분명히 말하려면 ‘너무 슬퍼서 울었어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태를 만들 때는 동사(먹다, 걷다처럼 행동이나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나 형용사(크다, 슬프다처럼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의 어간에 ‘-(으)ㄹ’을 붙입니다. 어간은 기본형 끝의 ‘다’를 뺀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먹다’의 어간은 ‘먹-’입니다.

어간의 끝 기본형 → 연결한 형태 만드는 방법
받침이 없음 가다 → 갈 정도로 ‘ㄹ’을 붙임
‘ㄹ’ 이외의 받침이 있음 먹다 → 먹을 정도로 ‘을’을 붙임
‘ㄹ’ 받침이 있음 울다 → 울 정도로 ‘ㄹ’을 더 붙이지 않음
형용사도 같은 원리 크다 → 클 정도로 ‘크-’에 ‘ㄹ’을 붙임
긴 어간도 같은 원리 피곤하다 → 피곤할 정도로 ‘피곤하-’에 ‘ㄹ’을 붙임

‘정도’ 앞에는 이처럼 관형형, 곧 뒤의 명사를 꾸미는 형태가 옵니다. 명사는 사람·사물·생각 등에 이름을 붙인 말입니다. ‘먹을 음식’에서 ‘먹을’이 ‘음식’을 꾸미듯, ‘먹을 정도’에서는 ‘먹을’이 ‘정도’를 꾸밉니다. ‘정도’는 기준이 되는 크기나 수준을 가리키고, 여기에 ‘로’를 붙이면 뒤의 내용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2. ‘-(으)ㄹ 만큼’: 필요한 양이나 비교 기준 말하기

‘만큼’은 그에 해당하는 정도나 분량을 나타냅니다. 앞말이 ‘-(으)ㄹ’ 형태일 때는 필요한 양, 가능한 범위, 어떤 상태에 이를 정도 등을 자주 말합니다.

  • 먹을 만큼만 덜어 가세요.
  • 두 사람이 누울 만큼 공간이 넓어요.
  • 혼자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요.

첫 문장은 먹을 양을 기준으로 음식을 덜라는 뜻입니다. ‘만’은 ‘그 이상은 말고’라는 제한을 더합니다. 둘째와 셋째 문장은 공간의 넓이와 물건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설명합니다.

형태를 고르는 방법은 ‘정도로’와 같습니다. ‘가다 → 갈 만큼’, ‘먹다 → 먹을 만큼’, ‘울다 → 울 만큼’이 됩니다. ‘먹을 만큼 먹었어요’처럼 앞뒤에 같은 동사를 쓰기도 합니다. 이는 문맥에 따라 ‘먹고 싶은 양만큼 먹었다’, ‘필요한 양만큼 먹었다’, ‘충분히 먹었다’라는 뜻이 됩니다.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최대량까지 먹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큼’이 있다고 항상 양이 크거나 정도가 강한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먹을 만큼만 남았어요’는 적은 양일 수도 있습니다. 표현 자체가 양의 크기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앞말이 기준을 정합니다.

3. 불규칙한 형태는 두 표현에 똑같이 적용하기

불규칙 활용은 어미(어간 뒤에서 문법적 뜻을 더하는 부분)가 붙을 때 일부 소리가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으)ㄹ’ 앞에서 달라지는 대표적인 형태를 묶어 익혀 두세요.

기본형 ‘정도로’와 연결 ‘만큼’과 연결 살펴볼 점
듣다 들을 정도로 들을 만큼 ‘ㄷ’이 ‘ㄹ’로 바뀜
걷다 걸을 정도로 걸을 만큼 ‘ㄷ’이 ‘ㄹ’로 바뀜
어렵다 어려울 정도로 어려울 만큼 ‘ㅂ’이 바뀌어 ‘우’가 나타남
낫다 나을 정도로 나을 만큼 병이 좋아진다는 뜻에서 ‘ㅅ’이 빠짐
길다 길 정도로 길 만큼 원래 있는 ‘ㄹ’을 그대로 씀
만들다 만들 정도로 만들 만큼 ‘만들을’로 쓰지 않음

모든 ‘ㄷ’ 받침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닫다’는 ‘닫을 정도로’, ‘받다’는 ‘받을 만큼’입니다. 모든 ‘ㅂ’ 받침이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입다’는 ‘입을 만큼’이 됩니다. 받침 모양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자주 쓰는 단어를 실제 연결형과 함께 익히는 편이 안전합니다.

4. ‘-게’: 행동의 방식이나 상태 설명하기

‘-게’는 주로 형용사 뒤에 붙어 뒤의 행동을 꾸밉니다. 이런 쓰임을 부사형, 즉 행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설명하는 형태라고 합니다.

  • 빠르다 → 빠르게 걷다
  • 조용하다 → 조용하게 말하다
  • 정확하다 → 정확하게 쓰다
  • 예쁘다 → 예쁘게 꾸미다

만드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간단합니다. 어간에 ‘게’를 바로 붙입니다. ‘빠르게’는 ‘빨르게’가 아니고, ‘어렵게’는 ‘어려우게’가 아닙니다. 앞에서 본 ‘-(으)ㄹ’의 형태 변화를 ‘-게’ 앞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빠르게 걸어요’는 걷는 속도나 방식을 말합니다. ‘아주 빠르게 걸어요’처럼 ‘아주’를 더하면 빠른 정도까지 강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느리게 걸어요’도 가능하므로, ‘-게’ 자체를 강한 정도를 나타내는 표시로 외우지 마세요.

5. 세 표현을 고르는 기준

표현 먼저 떠올릴 질문 대표 문장
-(으)ㄹ 정도로 어느 수준까지 그렇게 느껴지나요?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어요.
-(으)ㄹ 만큼 어느 기준에 해당하는 정도나 양인가요? 모두가 먹을 만큼 준비했어요.
-게 어떤 방식으로 하나요? 천천히, 정확하게 읽어 주세요.

이 구별은 시작점이지 절대적인 경계는 아닙니다. ‘눈물이 날 만큼 웃었어요’도 자연스럽고, ‘모두가 먹을 정도로 충분히 준비했어요’도 가능합니다. 다만 ‘정도로’는 정도를 상황으로 보여 주는 데, ‘만큼’은 기준에 해당하는 양이나 수준을 말하는 데 특히 잘 어울립니다.

상황 속 예문

다음 문장들은 감정, 식사, 업무, 이동, 부탁 등에서 쓸 수 있습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앞뒤의 상황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지는지 살펴보세요.

예문 풀어 쓴 뜻 표현의 역할
울 정도로 슬펐어요. 눈물이 날 것처럼 몹시 슬펐어요. 슬픔의 강도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어요. 몸에 반응이 나타날 만큼 긴장했어요. 긴장의 정도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셨어요. 잠을 자기 어려울 만큼 커피를 마셨어요. 양이 미치는 영향
아이도 이해할 정도로 쉽게 설명해 주세요. 어린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주세요. 이해 가능성과 설명 방식
먹을 만큼 먹었어요. 이제 그만 먹을게요. 충분히 먹어서 더 먹지 않으려고 해요. 문맥에서 정해지는 양
드실 만큼만 접시에 덜어 가세요. 먹을 양만 가져가세요. 필요한 분량과 제한
열 명이 앉을 만큼 자리가 넉넉해요. 열 명이 앉기에 자리가 충분해요. 공간의 크기
혼자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들 수 있어요. 가능한 행동을 기준으로 한 정도
그 가방은 생각했던 만큼 비싸지 않았어요. 예상한 가격보다는 비싸지 않았어요. 예상과 실제의 비교
빠르게 걸어요. 버스가 곧 와요. 버스를 탈 수 있도록 걷는 속도를 높여요. 걷는 방식
도서관에서는 조용하게 이야기해 주세요.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말해 주세요. 말하는 방식
이름과 연락처를 정확하게 적어 주세요. 이름과 연락처를 틀리지 않게 써 주세요. 행동의 정확성
가방을 가볍게 하려고 책을 두 권 뺐어요. 가방의 무게를 줄이려고 책을 꺼냈어요. 바뀌는 상태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것 같아요. 배가 아주 불러서 힘들어요. 느낌을 과장해서 나타냄

마지막 문장은 ‘정도로’나 ‘만큼’을 쓰지 않았지만, 정도를 생생하게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배가 터질 것 같아요’는 보통 배가 매우 부르다는 과장입니다. 실제로 배가 터진다고 단정하는 말은 아닙니다. 문법 형태가 다르므로 ‘정도로’의 활용형으로 묶어 외우기보다는, 비슷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별도의 표현으로 알아두세요.

자주 하는 실수

1. 받침을 보고 ‘을’을 무조건 붙이기

  • 잘못: 먹ㄹ 만큼만 준비했어요.
  • 바르게: 먹을 만큼만 준비했어요.
  • 잘못: 만들을 정도로 시간이 있었어요.
  • 바르게: 만들 정도로 시간이 있었어요.

‘먹-’에는 ‘을’을 붙이지만, 이미 ‘ㄹ’ 받침이 있는 ‘만들-’에는 더 붙이지 않습니다. ‘먹을, 만들’처럼 완성된 형태를 소리 내어 익혀 보세요.

2. ‘-게’ 앞에서도 불규칙 변화를 적용하기

  • 잘못: 문제를 어려우게 설명했어요.
  • 바르게: 문제를 어렵게 설명했어요.
  • 이유: ‘어려울 만큼’과 ‘어렵게’는 붙는 부분이 다릅니다. ‘-게’ 앞에서는 이 단어의 ‘ㅂ’이 그대로 남습니다.

‘듣기 어려울 만큼 작게 말했어요’와 ‘너무 어렵게 말했어요’를 나란히 읽어 보면 형태를 구별하기 좋습니다.

3. 실제로 일어난 결과라고 단정하기

  • 잘못된 이해: ‘울 정도로 슬펐어요’라고 했으니 반드시 울었어요.
  • 바른 이해: 울 법할 만큼 슬펐지만, 실제로 울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 실제 결과를 분명히 말할 때: 너무 슬퍼서 울었어요.

‘정도로’는 정도를 설명합니다. 앞의 상황이 실제였는지는 문맥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정도로’가 있으면 앞의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4. ‘-게’를 ‘아주’와 같은 뜻으로 이해하기

  • 잘못된 이해: ‘빠르게 걸었어요’에는 언제나 ‘아주 빨리’라는 뜻이 있어요.
  • 바른 이해: 빠른 방식으로 걸었다는 말이며, 얼마나 빠른지는 따로 설명할 수 있어요.
  • 정도를 강조한 문장: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걸었어요.

마지막 문장에서는 ‘빠르게’가 걷는 방식을, ‘숨이 찰 정도로’가 그 빠르기의 정도를 나타냅니다. 두 표현은 함께 쓸 수 있습니다.

5. ‘만큼’과 ‘정도로’의 띄어쓰기를 섞기

  • 잘못: 먹을만큼 준비했어요. 울정도로 슬펐어요.
  • 바르게: 먹을 만큼 준비했어요. 울 정도로 슬펐어요.
  • 잘못: 저 만큼 준비해 오세요. — ‘나와 같은 양’을 뜻할 때
  • 바르게: 저만큼 준비해 오세요.

‘먹을 만큼’의 ‘만큼’은 앞말의 꾸밈을 받아야 하는 의존 명사, 곧 혼자 쓰이기 어려운 명사이므로 띄어 씁니다. ‘저만큼’, ‘친구만큼’에서는 명사 뒤에 붙어 비교의 뜻을 더하는 조사, 즉 말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요소이므로 붙여 씁니다. ‘저 만큼’이라는 모양만 외우기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 문장인지 함께 확인하세요.

실제로 쓸 때 알아둘 점

일상 대화와 글에서 모두 쓰지만, 강조의 세기는 다릅니다

‘정도로’, ‘만큼’, ‘-게’는 일상 대화에서도 설명문에서도 흔히 씁니다. 공손함은 주로 문장 끝에서 정해집니다. ‘먹을 만큼 가져가’보다 ‘드실 만큼 가져가세요’가 공손한 것은 ‘만큼’ 때문이 아니라 높임 표현과 문장 끝의 차이 때문입니다.

‘죽을 정도로 피곤해요’, ‘배가 터질 것 같아요’ 같은 말은 친한 사이에서 강한 느낌을 전할 때 쓰지만, 보고서나 진지한 건강 상담에서는 지나친 과장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곤합니다’처럼 구체적인 영향을 말하면 상황을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게’ 대신 자주 쓰는 짧은 말을 알아두세요

‘빠르게’와 ‘빨리’는 많은 상황에서 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조용하게’와 ‘조용히’도 둘 다 자연스럽습니다. ‘정확하게 확인하다’와 ‘정확히 확인하다’ 역시 자주 쓰입니다. 하지만 모든 형용사에서 같은 방식으로 짧은 말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쁘게’를 임의로 ‘예쁘히’로 바꾸면 안 됩니다.

‘-게’가 길고 어색한 표현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좀 더 예쁘게 써 주세요’, ‘쉽게 설명해 주세요’는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실제 대화에서 많이 듣는 묶음으로 익히세요.

‘그 정도로’와 ‘그만큼’도 알아두세요

이미 말한 정도를 다시 가리킬 때는 ‘그 정도로’, ‘그만큼’을 씁니다.

  • 그 정도로 아프면 오늘은 쉬세요.
  • 준비를 많이 했으니 그만큼 자신이 있어요.

첫 문장은 앞서 들은 통증의 정도를 받습니다. 둘째 문장은 준비한 양에 해당하는 자신감을 말합니다. ‘정도’ 앞에는 ‘이, 그, 저’가 따로 놓이지만, ‘이만큼, 그만큼, 저만큼’은 각각 한 단어로 씁니다.

한 걸음 더: 시점과 비교, 다른 구문

1. ‘-(으)ㄹ’이 있어도 꼭 미래는 아닙니다

‘내일 먹을 음식’의 ‘먹을’은 앞으로 먹을 것을 가리키지만, ‘먹을 만큼 먹었어요’ 전체는 과거의 일을 말합니다. ‘어제는 울 정도로 슬펐어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으)ㄹ’은 앞의 상황을 정도의 기준으로 제시하며, 문장 전체의 시점은 ‘먹었어요’, ‘슬펐어요’ 같은 끝부분에서 확인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울 정도로 슬펐어요’를 미래의 슬픔으로 해석하면 문맥을 놓치기 쉽습니다. 먼저 문장 끝의 시간을 확인하고, 앞부분은 어떤 기준을 세우는지 살펴보세요.

2. ‘-(으)ㄴ 만큼’, ‘-는 만큼’과 비교하기

‘만큼’ 앞에는 ‘-(으)ㄹ’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한 일, 현재 하는 일, 현재 상태 등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앞의 형태 예문 기준이 되는 내용
-(으)ㄹ 만큼 먹을 만큼 덜었어요. 먹으려고 하는 양이나 필요한 양
-(으)ㄴ 만큼 먹은 만큼 돈을 내세요. 실제로 먹은 양
-는 만큼 일하는 만큼 보수를 받아요. 하는 일의 양에 대응하는 보수
형용사의 -(으)ㄴ 만큼 방이 넓은 만큼 청소할 곳도 많아요. 현재 상태를 바탕으로 한 설명

동사 ‘먹다’의 ‘먹은’은 이미 한 행동을 나타내지만, 형용사 ‘넓다’의 ‘넓은’은 현재 상태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같은 모양이 보인다고 시점까지 같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특히 ‘많이 연습한 만큼 자신이 있어요’는 연습량과 자신감이 수치상 정확히 같다는 뜻이 아닙니다. 연습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만큼’은 구체적인 양뿐 아니라 그에 따른 결과나 이유를 말하는 데도 쓰입니다.

3. ‘정도’와 ‘만큼’ 뒤의 말을 바꾸기

‘울 정도로 슬펐어요’는 ‘정도로’가 뒤의 상태를 꾸미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정도’ 뒤에 다른 요소를 붙여 말할 수도 있습니다.

  • 울 정도는 아니에요. — 울 만큼 심한 상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 울 정도였어요. — 앞에서 말한 상태가 그만큼 심했다는 뜻입니다.
  • 한 사람이 먹을 정도의 양이에요. — 그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을 말합니다.

‘만큼’도 ‘만’, ‘은’ 같은 요소와 함께 쓸 수 있습니다.

  • 먹을 만큼만 가져가세요. — 필요한 양으로 제한합니다.
  • 먹을 만큼은 남겨 두세요. — 적어도 그 양은 확보하라고 말합니다.

뒤에 무엇이 붙었는지까지 읽어야 제한이나 최소 기준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4. ‘-게’가 늘 행동 방식만 나타내지는 않습니다

기본 용법을 익힌 뒤에는 다음 두 문장을 구별해 보세요.

  • 아이가 조용하게 말했어요.
  • 아이가 잘 들을 수 있게 크게 말했어요.

첫 문장의 ‘조용하게’는 말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문장의 ‘잘 들을 수 있게’는 아이가 잘 듣도록 하려는 목적을 나타냅니다. 이때 ‘-게’는 동사가 들어 있는 긴 내용 뒤에도 올 수 있습니다. ‘크게’는 여전히 말하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또 ‘방을 따뜻하게 했어요’의 ‘따뜻하게’는 방이 바뀐 상태를 나타냅니다. ‘방이 따뜻해요’는 방의 상태 자체를 말하고, ‘방을 따뜻하게 했어요’는 누군가 그 상태를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아이에게 책을 읽게 했어요’처럼 ‘-게 하다’가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하는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모양이 같아도 모두 ‘어떻게?’ 하나로만 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5. ‘정도로’, ‘만큼’, ‘너무 … -아서/어서’ 비교하기

  • 목이 아플 정도로 크게 말했어요.
  • 목이 아플 만큼 크게 말했어요.
  • 너무 크게 말해서 목이 아팠어요.

첫 두 문장은 큰 목소리의 정도를 목이 아픈 상황에 견주어 설명하며, 문맥에 따라 실제로 목이 아팠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문장은 크게 말한 것이 원인이 되어 목이 아팠다는 결과를 직접 말합니다. 정도를 설명하려는지, 실제 원인과 결과를 전하려는지를 구별하면 표현 선택이 쉬워집니다.

연습 방법

1. 하나의 경험을 세 가지 질문으로 확장하세요

오늘 한 행동을 하나 고르세요. ‘걸었어요’에서 시작해 ‘어떻게?’에는 ‘빠르게 걸었어요’, ‘얼마나 빠르게?’에는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걸었어요’라고 답해 보세요. 이어서 ‘얼마만큼 걸었어요?’에 ‘운동이 될 만큼 걸었어요’라고 덧붙일 수 있습니다. 실제 경험에 맞게 쓰면 세 표현의 역할이 선명해집니다.

2. 음식과 물건으로 기준을 바꾸어 보세요

‘먹을 만큼 덜어 주세요’의 기준을 ‘두 사람이 먹을 만큼’, ‘오늘 저녁에 먹을 만큼’, ‘배가 부를 만큼’으로 바꾸어 말해 보세요. 각각 사람 수, 사용할 시점, 원하는 상태가 기준이 됩니다. 이어 ‘먹은 만큼 값을 내세요’와 비교하면 ‘먹을’과 ‘먹은’의 차이도 익힐 수 있습니다.

3. 빈칸을 채운 뒤 뜻까지 설명하세요

  1. 눈물이 ___ 정도로 웃었어요. — ‘나다’를 바꾸세요.
  2. 혼자 ___ 만큼만 가져가세요. — ‘먹다’를 바꾸세요.
  3. 복잡한 내용을 ___ 설명해 주세요. — ‘쉽다’에 ‘-게’를 붙이세요.
  4. 이 물건은 혼자 ___ 수 있을 만큼 가벼워요. — ‘들다’를 바꾸세요.

정답: 1. 날, 2. 먹을, 3. 쉽게, 4. 들.

정답을 확인한 다음에는 ‘눈물이 실제로 났다는 뜻인가요?’, ‘양이 아주 많다는 뜻인가요?’도 스스로 물어보세요. 첫 문장만으로는 눈물이 실제로 났는지 확정할 수 없고, 둘째 문장은 혼자 먹을 양으로 제한할 뿐 그 양이 많다고 정하지는 않습니다. 형태와 의미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관련 개념

  • 먼저 익히기: 관형형 — ‘먹을 음식’, ‘먹은 음식’, ‘먹는 음식’처럼 뒤의 명사를 꾸미는 형태를 익히면 ‘먹을 만큼’, ‘먹은 만큼’, ‘먹는 만큼’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선행 개념

한국어 동사/형용사의 명사 수식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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